08.05.02] 일상과 망상과 현상.

1. 어제는 May Day. 근로자의 날이었다. 그리고 사무실에서는 참 우스운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나는 택배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 물론 비정규직이다. 매일 나가는 사람도 있고 왔다 GG치고 가시는 분들도 꽤 있다.
어제는 다들 일은 하고 싶은데 자리가 없어서 많이들 돌아가셨다(인력 사무실에서.)

근로자의 날에 비정규직은 설자리가 없다. 나가라면 나가야하고 쉬세요 하면 쉬어야 한다.
쉬고 싶을때 쉴수 있는것이 일용직의 특권이라고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것은 "능력"이 받쳐주던가- 아니면 정말 남들 안나가고 다 쉴때 나가고 남들 나올때 나오다가 몸이 삭아서 쉬는 "근성과 성실"의 몇몇 사람을 위한 것이다.

어제는 근로자의 날이라 물량이 적을 것이라는 예상하에 평소에 30명정도 가던걸 15명으로 줄였다.
인원은 반으로 줄었지만 물량은 3분의 2로 줄었다. 일은 더 고되다.

나는 몸이 힘든 것이 좋다. 하지만 남들도 다 그런건 아니다.

적어도 이 나라에서는 비정규직은 근로자가 아니다. 국민연금과 4대보험료를 내지 않았으니까.
또 한명이 몸을 망치고 일을 그만뒀다. 씁쓸하다. 그의 나이 34세. 아직 한창때인데.

막장을 달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몸을 부대끼고 있으면- 느끼는게 참 많다.

2. 라르양의 포스팅을 읽고 나서 잠이 들었다가 악몽을 꾸고 깨서 이 포스팅을 쓴다.
미르와 라르양의 관계가 삐걱대는 모양이다. 그냥 그런가보다(나는 어디까지나 두사람을 다 알고 있는 제 삼자일 뿐이니까.)하고 잠이 들었는데 그때의 꿈을 꿨다.

가끔 생각한다. 인과의 차축을 어그러트릴수 있다면- 군대따위야 다시갈수도 있다고.
내 인생에서 그보다 서러운 경험을 더 많이 해야한다면, 차라리 지금 죽는게 나을거 같다고.

하지만 난 아직도 살아있다. 아침 나절부터 소주나 먹고 자야겠다.
ㅅㅂ.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잊은건 나 혼자만잊고 내 뇌는 내것이 아니었나 보다.
아직 덜 깎였나 보다. 얼마나 더 깎아내야 내가 남지 않는걸까?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잊기 위해서 얼마나 비열한 행동을 해왔는가를. 잊지 못하는게 천벌일듯도 싶다.

3. 요즘은 만사가 시들하다. 하루 하루 피곤해서 그런지 입에서 단것이 당기는 듯도 싶다. 여러곳에서 올라오는 베이킹 포스팅(요즘은 왜그렇게들 빵굽는 사람들이 늘었는지..)을 보면 침이 고인다. 하지만 난 하루에 한끼-두끼 가량을 먹고 있다. 굶주림은 다른 고통을 이기는 가장 간편한 약이다.

4. 예전에 쓰던 글들을 다시 추려 모아보고 있다. 손을 어디서부터 대야할지, 벌려놓은 것들이 너무도 많아서 무엇부터 끝내야할지도 막막하다. 쓰고 싶은 것들은 전부 머리속에 있지만 이어지지가 않는다. 섬광처럼 스치는 콘티들을 적어놓을 필요가 있다.
PDA나 PPC지르면 저게 핑계가 되겠지. 응.

5.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흠칫흠칫 놀랜다. 손을 놓은 것은 나였는데.
   스스로에게 욕을 하며 손을 잘라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익숙해지자. 그런 짓은 한번으로 족하다.


by 휴프노스 | 2008/05/02 09:01 | 生-일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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