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9월 04일
患腸七晝夜 - 제 1주야-
.....이것은 내가 충수염으로 인천의료원에 입원했던 지난주 월요일부터-
퇴원한 오늘(마찬가지로 월요일)까지의 기록이다.
인생이 어찌하여 이리도 버라이어티 한지,
입원 1주일간 겪은 일을 좀 남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이렇게 기록으로 남긴다.
입원 1일차- 월. 날씨- 아직은 더운 여름의 끝.
8월의 마지막 월요일- 나는 가을의 문턱을 빌어먹게도 병원 입원실에서 보내야 하는 것이다. 입에서 푸르스름하게 올라가는 담배연기가 꽤 쓰다.
지난 주말 장이 꼬여서 그랬는지 아랫배가 전체적으로 살살 아프던 것이, 복부 우하부(- 늘상 그렇듯이 "오른쪽"이라는 단어는 나에게 그다지 좋지 않은 예감을 주는 단어이다. 결과도 역시 그렇고)로 고정이 되면서 진료를 받으러 왔다.(물론 일요일 응급실의-
충수염판정을 받고- 의사의 "배가 굉장히 아팠을텐데, 밥이 넘어가요? 어찌됬건 간에- 아침식사를 했다고 하니, 오후 4시에 수술합시다...... 한데, 진짜로 밥 넘어가던가요?" 라는 말은 웃어넘기면서 (하지만, 먹고 살자고 15미터 상공 I형강에도 기어올라가는데, 밥굶을수는 없잖나.)- 병실에 들어서 환자복을 입으니, 내가 환자라는 실감이 난다.
"이것이 제복의 힘인가....?!" (<-틀리다)
사람 하나 삽시간에 환자를 만들어버리는 제복의 놀라운 위력을 실감하며 침대에 누워 뒤굴뒤굴 하고 있는데 간호사복을 입은 여성하나가 들어와서 이것저것 설명을 한다. 수술이 몇시니, 절차와 규정에 관한 이야기들- 그리고 그끝에 던져진 약물튜브 한개.
"제모제에요. 가슴 유두부터, 음경 위까지- 싹 밀어 주세요. 발라놓고 5분 있다가 슥슥 물수건으로 닦아내면 되요."
.
.
.
.
하?! 뭐라고? 제.모.제?!
당황해하는 날 바라보면서 생긋웃는 간호사. 한마디를 추가한다.
"잘 모르시겠으면 제가 밀어드릴까요?"
......강렬한 선제 롱훅에 이은 통렬한 추가타. 나는 대기압상에서도 시야가 블랙아웃을 경험할수 있다는 사실을 느끼며 잠시 펀치 드렁크에 빠져있었다. 그러나 그 간호사. 그때를 놓치지 않고 마지막 결정타를 날려왔다.
"그.러.니.까- 뭐하면 제가 벗기고, 바르고, 물수건으로 닦아서 말끔하게 해드리냐고요."
........3 Times Down = Knock-Out. 통칭 K. O.
이 언니... 강하다!!!! 무엇보다 "난 당신에게 굴욕플레이를 시전하고 싶어요♡"라고 외치는 저 눈빛이 왜 이렇게 귀여운거냐
물론- 나의 가녀린 이성으로선 그걸 처음본 간호사 언니에게 맡길 배짱은 없었고, 내가 직접 밀었다........(배짱이 있었어도 나름 문제다.)
밀은 후 순간 머리속에 떠오른 것은 존경하는 K모님의 짤방 "이보다 더한 분노를 느낀적은 없었어."
...........살면서 저런 수치감은 처음이었던거 같아. 암... (아까의 간호사 언니, " 잘 밀었어요?"라고 확인사살까지 해온다.... 살려줘.)
그리고 내 배를 째기 위해, 집도의가 들어왔다. 서울대학교 의학부 인턴 최ㅎㅅ(이남자....꽃미남이다?;;) 수술전 확인서에 서명을 받고나서- (나에게 맹장염이 아니라 충수염이라고 설명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참 안스러웠다.; 미안하지만 이미 알고 있거든요?;;) 마지막 종이를 한장 내민다.
"이게 무통 마취라고요, 추기비용이 들어가는 대신- 입원기간동안 계속해서 진통제가 조금씩 들어가는 링거가 추가됩니다. 수술끝나고 아파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요즘엔 많이들 하세요." 이어지는 아버님의 질문- "추가비용이 얼마인데요?" "아 10만원정도 해요" "그럼 당연히 해야-"
"안해요."
잘되던 장사판을 깨놓는 나의 단호한 한마디.
10만원 먹고 죽을려면 없지만,
고작 통증 참는데 쏟아부을
무궁화(수표의 은어쯤?;)"도" 없다.
암. 그렇고 말고.
그뒤 아버지와 10여분을 설전을 해댔고- 결국 난 승리하여, 10만원 아끼고 걍 아프기로 했다.
그리고 오후 4시- 나는 환의(수술환자용 옷)으로 갈아입고, 들것에 실려,꼭 도센처럼 생긴 공익의 손에 이끌려 수술실에 들어갔다.
하얀 천정과 8개짜리 더블 할로겐 스포트라이트, 그리고 아스라히 수술실 가득한 라디오 방송의 팝송과, 코끝을 스치는 딸기향을 느끼며, 나는 의식의 흐려지는 옷자락을 놓았다.
오후 6시. 수술이 끝나고 나는 담당의사가 거칠게 흔들어 대는 통에 마취에서 강제로 깨어나고 있었다.
"정신차리세요. 마취에서 일어나야 되요!!" "....아... 선생님?" "예. 제말이 들리세요?" "....다 깼거든요?; 배아프니까 그만좀 흔드세요." "아 예- 수술에 좀 문제가 있어서 오래 걸렸어요. 그러니까- 환자님 장에- " "내일이나 얘기하고, 아프니까 진통제나 한대 놔줘요." ".....아, 예." 굉장히 뻘쭘해하는 의사. 나는 궁금한 나머지 묻고 말았다.
그뒤 아버지와 10여분을 설전을 해댔고- 결국 난 승리하여, 10만원 아끼고 걍 아프기로 했다.
그리고 오후 4시- 나는 환의(수술환자용 옷)으로 갈아입고, 들것에 실려,
하얀 천정과 8개짜리 더블 할로겐 스포트라이트, 그리고 아스라히 수술실 가득한 라디오 방송의 팝송과, 코끝을 스치는 딸기향을 느끼며, 나는 의식의 흐려지는 옷자락을 놓았다.
오후 6시. 수술이 끝나고 나는 담당의사가 거칠게 흔들어 대는 통에 마취에서 강제로 깨어나고 있었다.
"정신차리세요. 마취에서 일어나야 되요!!" "....아... 선생님?" "예. 제말이 들리세요?" "....다 깼거든요?; 배아프니까 그만좀 흔드세요." "아 예- 수술에 좀 문제가 있어서 오래 걸렸어요. 그러니까- 환자님 장에- " "내일이나 얘기하고, 아프니까 진통제나 한대 놔줘요." ".....아, 예." 굉장히 뻘쭘해하는 의사. 나는 궁금한 나머지 묻고 말았다.
" 아, 그리고 담배는 언제부터 피워도 되나요?"
어머니가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바람에 다시 기절할뻔 했다. 진통제를 맞고, 조용히 자는 길을 선택함으로서- 입원 1일차의 밤은 그렇게 끝났다.
수술의 소감은 앞으론 절대 "배 째."라는 표현은 쓰지 않겠단 거다. 헛으로 할만한 말이 아니었어...
# by | 2006/09/04 15:00 | 生-일상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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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하나 했더니 배 가르고 있었구나. 첫사랑과 첫 개복은 상처만 남긴다는 옛말이 있지. 있었던가? 암튼, 폭유를 빈다.
근데 병원에는 흡연자 병실 없나?
간호사 누나야가 좀 强氣셨나 보네. 어쩌면 진짜로 해주고 싶었던 걸지도. 하아 한번 해달라지 그랬어... 살면서 둘도 없을 굴욕플레이...
이주꿍 / 그 언니랑 퇴원할때까지 잘 놀았습니다. 나름대로요; 그리고 저는 수치플레이는 좀;;;;;
사츄 The ㅊㅊㅇㄹ / 그것은 좋은 항아리다...?
크루루 / 친누님에게 낚인 그대. 닥치라.(후)
냐모 / ......그 제모제 아직 갖고 있..... 진짜 아파요! ㅇㅁㅇ;;
키즈님 / 그러면 전장에 나가기 전에 밀고 나가면 용감하게 싸울수 있는 걸까요?(...) 그리고 그 언니가 좀 동안에 좀 키좀 많이 작았을뿐. 모성애는 무슨요. 다음편이나 기대해주시람>_<;;